김성철 코멤텍 대표 “MEA와 건물·발전용 연료전지로 수소 사업 범용화 선도”

입력 2022-07-05 08:32  

이 기사는 07월 05일 08:3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수소 관련 사업을 범용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을 만들어가고 있다.”

김성철 코멤텍 대표이사(사진)의 답변에서는 글로벌에서 세 번째로 연료전지용 PTFE(폴리테트라 플루오로에틸렌) 멤브레인(전해질막) 원천기술을 개발해낸 코멤텍의 기술력에 대한 자긍심과 동시에 수소 사업의 미래를 걱정하는 책임감이 동시에 느껴졌다.

PTFE은 화학물질과 높은 온도의 열에 노출돼도 안전한 소재다. 사실상 50년 가까이 미국 기업이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소재지만 일본에 이어 국내 회사가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그 주인공이 코멤텍이다.

현재 코멤텍은 PTFE 멤브레인과, PTFE 강화 복합막, MEA(전극접합체), 시스템 등 연료전지 관련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각 제품의 양산 체제를 갖추며 본격적인 사업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PTFE 원천기술로 글로벌 독과점 시장에 도전장
김 대표는 4일 전라남도 영광군 코멤텍 본사에서 진행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PTFE 멤브레인이 특수 분야에만 주로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수처리 등 환경 기술, 수소 연료전지 등으로 범위가 확대되면서 시장에 대한 전망도 밝아졌다”며 “하지만 여전히 생산해낼 수 있는 기업은 극히 한정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PTFE 멤브레인은 산업용 필터, 기능성 의류, 2차전지 분리막, 연료전지 분리막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소재다. 기존 소재와 비교해 화학물질이나 260℃의 고온, ?260℃의 저온 등에 노출 돼도 훨씬 안정적인 형태를 유지한다.

전 세계에서 PTFE 멤브레인을 생산하는 기업은 미국의 ‘고어’ 외 1개 사, 일본 2개 사 등 총 4곳뿐이다. 이중 미국 고어가 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독과점적 시장이다. 여기에 국내 벤처기업인 코멤텍이 균열을 내겠다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 대표는 “코멤텍이 다른 회사와 차별화되는 포인트는 에어필터, 분리막, 의료용, 의류용 등 산업군 전체에 적용할 수 있는 PTFE 멤브레인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PTFE 멤브레인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재료 수급 문제에서도 특정 회사의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종류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는 독자적 기술도 갖추고 있다.

지금까지 수소연료전지 상용차 생산업체들은 대부분 미국 고어로부터 PTFE 멤브레인을 확보해왔다. 하지만 국산화의 필요성이 높아지자 원천기술을 보유한 코멤텍이 국내외 완성차 업체의 수소연료전지 관련 공동 개발 파트너로 낙점됐다.

김 대표는 “제조 기반의 벤처기업이다 보니 제품 양산을 위한 설비 구축이 중요하다”며 “응용 기술까지 개발해서 선도적으로 산업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상장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코멤텍은 KB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례 방식으로 코스닥 상장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기술성 평가를 준비하고 있다.

MEA, 건물·발전용 연료전지 시스템으로 확장 ‘로드맵’
코멤텍은 차량 연료전지와 건물·발전용 연료전지로 사업군을 확대하고 있다. PTFE 강화복합막으로 시작해 MEA, 시스템 등으로 연료전지 사업 분야를 점차 넓혀간다는 로드맵이다. 이미 지난 5월 반도체 클린룸용 고성능필터, MEA(막전극접합체), 건물용 연료전지 생산시설이 들어선 3공장을 완공하고 양산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차량용 연료전지에 사용되는 MEA 제조업체가 원하는 방식으로 PTFE 멤브레인을 판매하다 보니 생각보다 MEA 제조 기술이 생각보다 뛰어나지 않았다”며 “우리가 분리막만 만드는 것보다 MEA 형태로 하는 게 시장성과 시간적 측면에서 더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연료전지는 전극 촉매 소재, 전해질막 소재, 분리판 소재 등으로 구성된 MEA가 구성 층수에 따라 적층 된 스택(Stack) 구조로 이뤄진다.

김 대표는 “MEA에 들어가는 소재는 물론 전극 코팅 방식, 촉매 등 필요한 모든 기술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며 “내구성에 초점을 맞춰 향후 버스나 트럭 등 대형차와 발전용 설비 등에 우선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물용 연료전지 시스템의 경우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 진출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술적 안정성을 국내에서 확인한 뒤 해외로 점진적으로 확장해가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건물·발전용 연료전지는 24시간 내내 발전이 돌아가야 하므로 부식 등을 견딜 수 있는 핵심 소재 관련 기술력과 금속 분리판 대신 카본 분리판을 적용하는 등 내구성을 완성해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핵심 소재 국산화를 통해 보조금 없이도 판매가 가능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전력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으로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클린룸용 헤파·울파 필터 역시 기존 일본과 미국 제품을 대체하는 국산화가 목표다. 현재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코멤텍은 정부 개발 과제인 ‘반도체 클린룸 공기질 관리용 공조 소재 개발’ 1단계 사업을 통해 고성능 필터 개발에 성공했다. 이 역시 국내 반도체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검증받은 뒤 해외로 진출할 계획이다.


“기술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정직한 기업”
어떤 기업을 목표로 삼고 있느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엔지니어링 파트에서 정직한 기업을 만들고 싶다”며 “수소 산업의 발전에 일조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뭐든 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 보조금에만 의존하는 수소 관련 기업이 등장하면서 대중들이 수소 산업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안전성이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더 이상 수소 산업이 왜곡되지 않기 위해선 하루빨리 기술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이 자리 잡을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수소연료전지 관련 시장은 이미 상용 자동차 외 분야에서도 기술 개발은 물론, 상용화를 할 수 있는 가격 경쟁 단계에 들어섰다. 이런 현실에 맞도록 국내 산업도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추어 핵심 소재 산업들을 육성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진단이다.

그 선두에 코멤텍이 서겠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선임연구원 출신이다. 산업용 필터 생산업체의 CTO(최고기술책임자)로 근무하다 지난 2007년 코멤텍을 창업했다. 약 20여년 동안 PTFE 연구에 몰두해왔다. 현재도 김 대표가 설비와 제품 설계 등을 직접 도맡고 있다. 국내 최초로 도전하는 분야다 보니 특정 설비가 고장이 나면 직접 고치는 일도 다반사다.

코멤텍은 2015년에 광주 창조경제혁신센터 1기 보육 기업으로 선정된 이후 본사와 공장을 현재의 전남 영광 대마산업단지로 옮겼다.

김 대표는 “국내에 따로 전문가가 없기 때문에 현재 대부분의 직원을 주니어로 뽑아 직접 가르치면서 회사와 함께 성장해가고 있다”며 “상장 이후에도 많은 인원을 신규 채용하기보다는 소규모로 실무 위주의 전문화된 직원 및 지속적인 R&D 투자, 설비 자동화를 통해 강소기업으로서 수소 관련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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